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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의 박스카 - 싸이언 xB, 닛산 큐브, 그리고 기아 소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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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의 박스카 - 싸이언 xB, 닛산 큐브, 그리고 기아 소울

풍딩이 2009. 3. 13. 14:05

미국에 박스형 소형차 붐을 일으킨 것은 도요타의 신생 브랜드 싸이언이 출시한 xB였습니다.

품질로는 인정받고 있지만 고급으로 여겨지지 않던 도요타의 한계를 렉서스로 극복한 선례가

있던 만큼 고루하고 재미를 모르는 사람들의 운송수단이라는 이미지를 뛰어넘어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2003년 싸이언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했죠.



싸이언이라는 새 브랜드의 런칭은 성공적이었고 그 일등공신은 xB였습니다.

미학적인 아름다움이 높았다기보다는 개성이 강하고 실용적인 스타일이었으며 연비가 뛰어나고

메이커 차원에서 다양한 튜닝용품을 제공하여 쉽게 차를 꾸밀 수 있다는 점이 매력포인트였습니다.

그런데 싸이언은 2007년 2세대 xB를 출시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1세대 xB는 일본 내수시장의 도요타 bB와 거의 같은 모델이었으나 2세대 xB는 미국시장용으로

따로 개발되었죠. 이 개발과정에서 마케팅 분석의 큰 실수가 있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우선 2세대 xB는 덩치가 너무 커졌습니다.  차체크기뿐만 아니라 엔진도 1.5리터에서 2.4리터로

늘어났습니다. 1세대가 1.5리터였으면 2세대는 아무리 커져도 1.8을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라고

볼 때 xB는 첫 모델체인지에서 완전히 다른 급의 차로 넘어가버린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십중팔구는 1세대 xB의 고객 분석 데이터가 실제상황과 달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1세대 xB는 싸이언이 의도한 대로 갓 면허를 딴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의 고객은 물론이고 경제적인

차를 찾는 중장년들에게까지 인기를 끌었습니다.

런칭 두번째 해 어디서 들은 분석자료로는 싸이언 xB의 고객 평균연령이 41세였던가 아무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고 하더군요.    ‘의외로 나이든 사람들이 이 차를 좋아하나보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보험료 때문에 부모님 명의로 차를 가지고 있는 청년층이 훨씬 많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분석자료에는 그런 부분이 빠져있던 거죠.

평균고객층이 중년층이라는 가정하에 개발했다면 2세대 xB가 나오는 것이 맞는 방향이었을겁니다.

하지만 잘못된 데이터로부터 개발과정이 시작된 만큼 2세대 xB는 1세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2세대 xB가 주춤거리는 동안에 미국시장에 진출한 박스카가 닛산 큐브와 기아 소울입니다.



미국시장에 첫 진출하는 닛산 큐브는 3세대 모델로 2008년 LA 오토쇼에서 발표되었죠.

개인적으로 스타일링은 커피프린스에도 나왔던 2세대 큐브가 나아보이지만 닛산 입장에서는 새 모델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세대 모델은 일본과 같은 통행방식에만 맞추어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대미수출 자체가 불가능했었죠. 3세대 큐브는 측면 유리창의 라인이 둥글둥글해져서 각진 모습이 좀

흐려진 느낌이라 2세대 같은 샤프한 맛이 좀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도요타와 닛산이 약간의 삽질을 하는 덕분에 기아 소울이 이들과 한판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죠. 기아 소울에 대한 매체나 미국 네티즌의 일반적인 반응은 현재까지는 좋습니다.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고 나면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겠죠.    아래 동영상은 기아 소울의 광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