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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의 자동차 -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풍딩이 2009. 3. 12. 17:14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 감독의 영화 그랜 토리노(Gran Torino)에는 화려한 액션도가슴떨리게 아름답거나

로맨틱한 장면도 없었지만 가슴 찡하게 하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도 검색이나 입소문으로 대강의 줄거리와 내용은 아시리라고 믿고 영화 스포일러성의

감상문보다는 영화 제목이자
, 꼬장꼬장한 백인 할아버지인 월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옆집의

몽족 소년 타오와 인연을 맺게 되는 매개체로 등장하는 자동차인 그랜 토리노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

                영화속에서 월트 코왈스키의 차로 등장한 72년식 그랜 토리노 스포트


 

70년대 석유파동이 불어닥치기 전 미국 자동차 업계는 지금 같은 모습을 상상할 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  큰 차체와 강력한 엔진을 얹은 차들이 주종이었죠. 

중형차라고 해도 상당한 크기를 자랑했고 당시의 머스탱이 미국산 승용차중에서는 가장 컴팩트한

차일만큼 전반적인 차의 사이즈가 컸습니다
.   

그런만큼 소형차라는 분야는 폭스바겐 비틀이 다 가져가도 신경쓰지 않을 만큼의 틈새시장에 불과했죠
. 


 

토리노는 포드의 중형 승용차로 1968년부터 1976년까지 생산된 모델입니다. 

아시다시피 토리노는 이태리의 도시 이름이죠
.  피아트 공장이 있는 도시인 만큼 자동차도시인 디트로이트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   이태리의 디자인 능력은 예전부터 명성이 자자했지만 이태리 지명을 이름으로

쓴 토리노의 경우는 포드에서 디자인했습니다
.

아무튼 현대자동차의 싼타페나 투싼이 미국 도시명이지만 해당지역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과 비슷하겠죠
. 

토리노는 머스탱 개발중에 후보로 올랐던 이름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포드의 중형급 승용차 라인업인 페어레인의 고급모델에 토리노라는 이름이 사용되었습니다.
(
사진은 66년형 포드 페어레인) 

 

토리노는 평범한 4도어 세단과 왜건이 주로 팔렸습니다만 쿠페와 컨버터블도 있었고 7리터급 엔진을

얹은 고성능 모델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

 


 
68년 인디아나폴리스 500 레이스에 페이스카로 쓰인 토리노 GT 컨버터블

 

 

 

69년식 토리노 스포츠루프(SportsRoof) 쿠페

 

70년부터는 페어레인과 토리노의 지위가 바뀌었습니다.  원래는 페어레인의 서브모델로 등장했던 토리노가 오히려

그 산하모델로 페어레인을 두게 되었죠
. 

토리노는
72년 풀 모델체인지 되면서 그랜 토리노가 라인업에 추가되었습니다. 


 

 

위 광고에 나온 모델은 72년식 그랜 토리노 2도어 하드탑입니다.

영화속에 나온 차는
72년식 그랜 토리노 스포트로 조금 더 날렵한 패스트백 스타일입니다  

토리노의 일반 승용모델은 잘 팔렸습니다만
7리터와 7.5리터 엔진을 얹은 그랜 토리노의 경우는 멋진 스타일과

파워풀한 엔진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머슬카로서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

당시 시보레 쉐벨
SS나 플리머드 수퍼버드 같은 쟁쟁한 머슬카들이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던 데다 포드 내부적으로도

머스탱과 썬더버드의 스포츠 이미지를 부각시키느라 토리노
GT보다는 페어레인/토리노의 승용 라인업에 무게를

실어주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
영화 Gran Torino에서 자동차는 중요한 소품이기는 하지만 자주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아래는
72년식 그랜 토리노가 등장하는 다른 영화인
Fear is the key의 자동차 액션장면입니다.



 

Fear is the key의 주연은 배리 뉴먼입니다. 

71
년작 영화 Vanishing Point에서도 다지 챌린저를 몰고 달리는 주연을 맡았죠. 

그리고보니
Vanishing Point에서도 주인공 이름이 코왈스키였네요.

 

 

그랜 토리노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TV 액션물 스타스키와 허치

(Starsky & Hutch)
의 주인공차로 등장하면서였습니다.   극중 토마토라는 애칭으로 불린 그랜 토리노는

원래 74년식으로
72
년 모델에 비하면 앞뒤부분 디테일이 바뀌었지만 바디패널은 큰 변화 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랜 토리노는 74년부터 큰 모델체인지 없이 생산되어 액션시리즈의 특성상 차량의 파손이 많았던 스타스키와

허치에는 74년식부터 76년식까지의 차들이 고루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토리노의 생산 마지막해인
1976년 포드는 빨간색에 흰색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스타스키와 허치 에디션(?)

레플리카를
1000대 한정생산하기도 했습니다. 


스타스키와 허치 TV 인트로


2004년 극장판의 추격장면


그랜 토리노는 당시로서는 성공적인 모델이었으나 판매량에 비해 많은 대수가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시판차의 대부분이 수집가치가 있기 보다는 평범한
4도어 세단이나 왜건이었던 것과 함께 신뢰도와 내구성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 당시의 이태리차들은 부식에 아주 취약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었는데 엉뚱하게 이태리

이름을 가진 토리노도 녹 때문에 수명이 짧았다고 하는군요
.

 

아무튼 영화보다는 자동차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풀어놨습니다만그랜 토리노, 볼만한 영화로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