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딩이의 자동차 이야기

2009년 포뮬러 드리프트 최종전 본문

Motorsports

2009년 포뮬러 드리프트 최종전

풍딩이 2009. 10. 21. 20:31






지난 주말 2009년 포뮬러 드리프트 최종전이 어윈데일의 도요타 스피드웨이에서 열렸습니다.

뒤돌아보니 이번 시즌에는 제가 귀국해있던 때 뉴저지주 월 스피드웨이에서 열렸던 3전을 제외하고는

포뮬러 드리프트 모든 라운드를 따라다녔군요.  
이렇게 된 것은 4월에 롱비치에서 열린 제 1전때

리스 밀란이 모는 현대 제네시스 쿠페를 취재하러 갔다가 알게 된 맹준우 선수 덕분이었습니다.

 

올해로 프로 드리프터 3년차를 맞는 맹준우 선수는 이번 시즌에 많은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2007
년에는 프로 첫해여서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작년 시즌에는 한국타이어가

메인 스폰서인 다이나믹 오토스포츠에 기용되었으나 차의 세팅이 그의 운전과 맞지 않아 역시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어렵더라도 직접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의지로 도전한 이번 시즌,

그는 자신감도 회복하면서 대외적으로도 존재감을 크게 부각시켰습니다  

이번 시즌 가장 안타까운 이벤트라면 8월 말 소노마의 인피니온 레이스웨이에서 열린 6전이었죠.  

최상의 주행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예선을 통과하지 못할 만큼 부족한 주행도 아니었는데 예선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으니까요.  6전에서의 포인트가 0이 되었기 때문에 12위였던 시즌포인트가 20위로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 때 예선을 통과만 했어도 이번 시즌 포인트 10위권에 들었을겁니다.

 

5전과 6전이 열렸던 8월 이후 공백기인 9월을 지나 최종전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저는 달력 그림과

의뢰 받은 일, 다른 취재 때문에 갑자기 좀 바빠졌습니다.


조금 갑작스럽게 의뢰 받은 일이 계획보다 시간이 좀 걸리는 바람에 목요일 프랙티스는 참관하지

못했습니다.  목요일 오후에 아직 경기장에 있을까? 그렇다면 가봐야지.’ 하고 전화를 했는데 방금 연습이

끝나 지금 다시 샵으로 향하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3단 기어에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경기장에 도착하여 주차장에서 패독으로 들어가던 중 맹선수를 항상 도와주는

서지오 라마레즈씨와 마주쳤습니다.  변속기 문제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괜찮느냐고 물었더니 어젯밤

트랜스미션을 교체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있던 변속기를 그냥 단순교환한 것이 아니라 분해하여

내부 구성품을 교체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금요일 예선이 열리기 전 프랙티스를 보니 정말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멋지게 달리더군요. 

부스트압을 높이고 그에 맞는 옥탄가의 레이싱 퓨얼을 사용해 예전보다 출력이 높아졌는데 연습도중

간간히 갑작스런 출력저하가 있기도 했다고 합니다. 

 

 

준우 선수는 뒷범퍼를 벽에 부비부비하며 달리는 역주로 80.6점을 받아 8위로 예선을 통과한 뒤

16
강에 진출했고 다지 바이퍼를 모는 새뮤얼 휴비넷과 8강을 놓고 맞붙었습니다.  

새뮤얼 휴비넷은 가장 많은 입상기록을 가진 드리프터이고 그의 다지 바이퍼는 맹선수의 차보다

두배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선에서부터는 두대가 선행과 후행을 바꿔가면서 한번씩 달려서

심판의 평가를 받는데 판정이 어려울 만큼 비슷비슷할 경우 One more time으로 다시 달리게 됩니다. 

맹선수는 부족한 출력으로도 새뮤얼 휴비넷과 접전을 벌여 원모어타임을 이끌어냈습니다.  

원모어타임에서 맹선수가 먼저 선행으로 달릴 때 새뮤얼 휴비넷이 스핀을 했습니다. 드리프트는

전 코너를 드리프트로 돌아나가야 점수를 받습니다. 

배틀에서는 스핀을 하거나 드리프트를 잃고 그립이 잡히게 되면 지는 것이죠.  그래서 두번째 맹선수가

후행일 때 큰 실수가 없으면 8강으로 올라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새뮤얼 휴비넷이 스핀했던 곳에서 맹선수의 뒷 타이어에 그립이 잡혀 드리프트를 상실하게 되었죠. 

잠시 후 나온 판정에 따르면 새뮤얼 휴비넷이 8강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맹선수를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웠지만 소노마에서의 예선탈락 같은 황당한 판정이라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사실 불리한 조건으로 원모어타임을 이끌어내는 접전을 펼친 것도 대단한 것이었으니까요. 

대진운이 나빴다고 봐야 할겁니다.

 

맹준우 선수는 올해 7전중 6회 본선진출, 5 16강 진출, 4위 진출 1회까지 기록함으로써 프라이비터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를 지켜본 사람들이 모두 이야기하듯이 약간의 후원만 있으면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겁니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로 출전중인 리스 밀란은 예선 통과후 타일러 맥쿼리와 벌인 16강전에서 패했습니다.   

작년도 월드 챔피언인 그는 이번 시즌에 다소 부진한 성적을 보였으나 내년에는 좀 더 나은 세팅으로

손질한 젠쿱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이번 대회에서 폰티액 솔스티스 GXP를 운전한 가델라 레이싱의 라이언 터크가 우승을 차지했으며

시즌 챔피언은 크리스 포스버그에게 돌아갔습니다.

 



아무튼 올해 한 시즌 저도 맹준우 선수를 동행 취재하면서 다시금 모터스포츠에 심취할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오프시즌에도 경기만 없다 뿐이지 트랙이 아닌 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선에서 뒷범퍼를 벽에 스치면서 달려서 얻은 상처

 

맹준우 선수 T셔츠를 입고 응원을 나와준 마이크와 그의 여자친구.  

이번 대회를 보기 위해 6시간을 운전해서 내려왔습니다. 

T셔츠는 한장에 10달러씩 판매하고 있는데 제법 인기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