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딩이의 자동차 이야기

다지 챌린저 R/T 시승기 본문

Driving Impressions

다지 챌린저 R/T 시승기

풍딩이 2009. 1. 22. 19:29

 



추억은 아름답다고들 하죠
.  레트로 디자인은 이 추억이라는 감성을 활용한 디자인입니다. 

현재 레트로 디자인의 대표주자로는 아마도 포드 머스탱을 꼽을 수 있을겁니다
.

2010 머스탱

2005 머스탱

1964 머스탱

머스탱은 포니카라는 장르를 개척한 차종이었죠.  포드는 1964년 기존 승용차의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성능을 높이고 스타일을 스포티하게 다듬은 초대 머스탱을 내놓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그에 따라

다른 메이커들도 이런 성격의 차들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

1967 카마로


GM
은 시보레 카마로와 폰티액 파이어버드를 출시했고 AMC는 재블린을 내놓았습니다.

크라이슬러는 이 세그먼트에 상당히 늦게 뛰어들었죠
. 

1970 다지 챌린저

크라이슬러의 포니카는 플라이머스 바라쿠다와 다지 챌린저였습니다
. 이 차들은 70년에 등장하여 74년까지

생산되었습니다
.  사실 70년대 중반은 유류파동으로 인해 머슬카와 포니카가 된서리를 맞은 때였죠. 

그 후 크라이슬러는 미쓰비시 갤랑 람다에 다지 챌린저의 배지를 붙여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 

그것까지 포함하자면 현재 출시된 모델은 다지 챌린저
3세대라고 할 수 있겠죠.


다지 챌린저는
2006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컨셉트카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양산형은 2008년에 공개되었죠. 시카고 오토쇼에서 최고급인 SRT8, 뉴욕 오토쇼에서 나머지

라인업인
R/T SE이 공개되었습니다.


외관은 초대 챌린저의 모습이 잘 반영되어 있으면서도 모던한 느낌입니다
.  과거의 차를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는 점에서 창의력이라는 측면으로 보자면 좋은 점수를 줄 수 없겠지만 응용력은 높게

평가할 수 있겠죠
. 



비례감이나 디테일도 좋습니다
.  물론 스타일링은 상당히 주관적인 부분이므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눈에는 준수해 보입니다
. 사진으로 보아도 멋있었는데 실물이 더 낫더군요.

일단 외모는 상당히 마음에 들지만 그 좋은 인상은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서 깨지기 시작합니다. 


시트는 아메리칸 머슬카의 클래식한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않았을 때의 느낌과 쿠션도 좋고 자세도

잘 나옵니다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여기저기 거슬리는 부분이 보입니다
. 

대시보드와 계기판의 기본적인 형상은 좋게 봐서 클래식한 느낌을 살렸다고 친다 해도 전반적인 질감과

마무리는 사실상 좋게 봐 줄 수가 없더군요
.  크래시패드는 연질이지만 시각적으로 질감이 떨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차들이 대시보드에 두가지 이상의 재질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좀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주는데 반해 챌린저는 그냥 통짜로 찍어낸 모습이죠
.  인테리어의 재질과 마무리라는 측면에서

크라이슬러의 최근 제품은 전혀 나아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또 하나 불만스러운 점이라면
2도어 쿠페형임에도 불구하고 운전석 등받이를 한번에 접는 레버나

페달이 없다는 점입니다
.  물론 2도어형 차량에서 뒷자리로 사람이 타고 내리는 경우는 대부분

동반석쪽이기는 합니다만 운전석쪽에서 뒷자리로 가방이나 수하물을 넣고 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뒷자리로의 접근성은 좌우측 모두 배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다지 챌린저는 3.5리터 V6 엔진을 장착한 기본형인 SE, 고급형인 R/T, 고성능버전인 SRT8의 세가지

모델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


 

시승차는 중간급인 R/T5.7리터 헤미 V8 엔진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옵션인 6단 수동변속기가

장착된 차였습니다
.  5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사양이고 수동변속기는 $995짜리 옵션이죠.

 

수동변속기를 고를 수 있는 차가 점점 적어지고 있는 상태여서 천달러 가까이 주고라도 고를 수 있는

수동변속기 옵션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사실 참 반가운 존재입니다
. 

R/T
V8 엔진은 자동변속기와 조합될 경우 372마력, 수동변속기와 짝을 이룰 경우에는 376마력의

최고출력을 냅니다
.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은 5초대 후반에서 6초정도 나오더군요.  

370
마력이 넘으면 사실 꽤 높은 수치이지만 공차중량 추정치만으로도 1.8톤을 가뿐히 넘어서는 만큼

생각만큼 가속감이 강렬하지는 않습니다
.  변속감각은 상당히 좋습니다만 트윈플레이트 클러치의

접속감은 좀 뭉뚱그려진 느낌이 있어서 익숙해지기 전에는 출발시 좀 울컥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 

서스펜션은 앞 위시본
, 5링크입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데다 스포츠성을 띄는 차로서는 서스펜션도

무르기 때문에 승차감은 상당히 좋습니다
.  때문에 스포티한 맛에서는 머스탱보다 떨어지지만

미국차다운 여유로운 느낌은 오히려 잘 살아있다고 할 수 있겠죠
. 

스티어링도 다소 가벼운 편인데다 스티어링휠의 지름도 좀 큽니다
. 휠베이스는 머스탱보다 무려 20cm

이상 긴데요, 그런 만큼 샤프한 핸들링보다는 느긋하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을 줍니다만 때로는 강한

파워를 걸어서 경쾌하게 코너워크를 할 수도 있습니다
.  

미끄러운 노면에서 넉넉한 토크를 이용해 뒤를 흘릴 때에도 긴 휠베이스 덕분에 테일이 빠지는 움직임이나

다시 잡히는 동작이 부드럽고 예측이 쉽습니다
.  브레이크도 스티어링처럼 좀 부드럽기 때문에 제동감각이

무른 느낌이 들뿐더러 가혹한 반복사용에서 약간의 성능저하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 좀 더 나은 성능을

원한다면 상위기종인
SRT8을 골라야겠지요.


R/T
버전은 레트로디자인의 포니카면서 매일 타는 차로 상당히 괜찮은 선택입니다. 

트렁크도 상당히 넓고 뒷좌석 공간도 이런 급의 차로는 상당히 큽니다
.  인테리어가 좀 깨는 경향이

강하지만 적당히 기분을 내기에는 충분한 성능과 함께 좋은 승차감
, 넓은 실내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겠죠
. 무엇보다도 감성을 자극하는 스타일링과 그에 걸맞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이 차의 매력포인트겠죠
.


크라이슬러는 이런 차들을 좀 더 많이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레트로 디자인의 머슬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열정적인 모습과 함께 클래스 내에서 경쟁력 있는 성능을 가진 차를

이야기하는 거죠
.  솔직히 크라이슬러 세브링이나 다지 어벤져 같은 차들을 보면 저걸 왜 만들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거든요
.  구색을 맞추기 위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만든 차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죠
.  이런 차들은 가격 이외의 메리트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가격도 두드러지게 싼 것이 아니기 때문에 렌터카 회사를 거쳐 시중에 풀리는 중고차로 싸게 구매한다면

모를까 딜러에 가서 신차로 구입하고 싶은 생각을 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 

하지만 다지 챌린저의 경우는 다르죠
.  가지고 싶다는 소유욕을 자극할만한 매력이 꽤 있는 차종임에는

분명합니다
.    이런 욕구를 자극한다는 것은 마케팅 논리나 수치화된 데이터로 뽑아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죠
.  아무튼 크라이슬러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