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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 Stories

포르쉐 월드 로드쇼

풍딩이 2014. 7. 28. 15:43











저는 지난 6월에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렸던 2014 포르쉐 월드 로드쇼 코리아에 Co-Instructor 중 한명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코인스트럭터의 업무는 전현직 레이서들로 구성된 포르쉐의 드라이빙 인스트럭터들을 보조하며 통역도 겸하는 것이었죠.  

저는 벨기에 출신의 메인 인스트럭터 윔 딤스, 그리고 의전을 맡으신 엘리나(제인) 리 씨와 한 조를 이루었습니다.  





행사기간 내내 팀웍이 정말 잘 맞았을 뿐만 아니라 메인인스트럭터 윔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 포르쉐 월드 로드쇼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차는 아마도 911 GT3였을겁니다.  



3.8리터 자연흡기 엔진으로 475마력을 뽑아내며 0-100km/h 가속 3.5초, 최고속도 315km/h라는 성능을 가지고 있죠.

하루는 제가 코인스트럭터를 맡았던 블루팀에 배정된 멤버 중 다른 메이커의 수퍼카 오너 몇분이 계셨습니다.

911 GT3와 911 터보 S, 그리고 파나메라 터보를 시승하는 수퍼 스포츠 세션을 진행하던 중 메인 인스트럭터인 윔이 제게 다음 랩에는 타메이커 수퍼카 오너가 GT3를 탈텐데 그에게 포르쉐가 어떤 차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주행속도를 상당히 높여 달리려고 한다면서 그러다보면 최후미 파나메라 터보는 따라오기 버거울테니 제가 동승하여 드라이버에게 부담감 갖지 않는 속도로 달리게 하면서 진입스피드와 턴인포인트 등에서 코치해줄 부분이 있으면 조언도 해주라고 이야기하더군요.

그날따라 참가신청자 한 분이 불참하셔서 여성참가자 한 분이 계속 혼자 운전을 하셨는데 마침 그 분이 파나메라 터보를 타실 차례였습니다.

전반적으로 그 여성참가자분의 주행속도는 다른 참가자분들에 비해 조금 느린 편이었던데다 그 그룹에서 가장 느린 차량이어서 코너 세개쯤 지나서부터는 거리가 꽤 벌어졌습니다.

보통때 같았다면 선도차인 파나메라 이그제큐티브가 속도를 낮추어 대열의 맨 후미 차량까지도 적당한 차간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한도로 달렸겠지만 그때는 달랐습니다.

선도차와 GT3, 터보 S는 시야에서 멀어져가고 파나메라 터보는 그다지 무리하지 않는 속도로 주행했습니다.

제가 동승한 분은 턴인포인트를 좀 빨리 잡는 바람에 코너 종반에서 라인이 흐트러지는 것과 함께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때는 부드러운데 놓을때 한방에 확 힘을 빼버리는 습관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포인트 잡아드리며 한랩을 돌았죠.

피트에 들어서서 운전자교체를 하며 보니 오전 내내 무표정하던 수퍼카 오너분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랩에서는 제가 파나메라 터보의 운전석에 올랐습니다. 사실 코인스트럭터로 뛰면서도 직접 트랙을 달리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기에 이렇게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는 꽤나 반갑죠. 그 랩에서는 운전을 하면서 윔의 무전을 받은 뒤 통역하여 다시 무전교신으로 팀 전체에 이야기하는 것과 동시에 여성참가자분께 제가 잡아준 포인트를 시범보이는 랩으로 돌았습니다.

그때의 레슨(?)이 도움이 되었는지 그 분께서는 그날 슬라럼 컴피티션에서 모든 남성참가자들을 제치고 블루팀에서  가장 빠른 19초대의 기록을 수립했습니다.

그날이 아마도 이번 포르쉐 월드 로드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