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딩이의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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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s

카트 레이서 미국 현지훈련 1편

풍딩이 2012. 8. 10. 19:51
한국에서 자동차 경주가 처음 열린것은 1984년이었습니다. 
정식 레이스라기보다는 현재 롯데월드가 들어서있는 잠실 공터에서 열린 단발성 이벤트였지요. 
그 이후 지속적인 시리즈로 한국땅에서 카레이스가 열리기 시작한 것은 1987년부터였습니다. 
그때를 원년으로 본다면 올해가 한국 모터스포츠 25주년인 셈이죠. 
그 당시에는 영종도와 송도의 공터에 만들어진 특설(?) 경기장이나 몽산포, 청포대 해안에 가설된 임시 코스에서 자동차경주가 열렸습니다. 
사실 저는 운좋게도 우리나라 자동차 경기의 태동기에 현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모터스포츠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친구들중에서도 카매니아들이 몇 있었기에 함께 자동차 경기장을 늘상 찾아다니곤 했죠. 
사실 그당시에는 자동차가 지금보다 귀한 물건이었기 때문에 자동차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지금처럼 친근하게 느끼거나 관심을 갖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카매니아층이 지금보다 훨씬 옅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경기장을 항상 찾아다니는 저와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레이스 원년멤버들과 알게 되었고 팀에도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스피드광이거나 운전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고 그냥 자동차가 좋아서 레이스팀에 가입한 경우였다면 제 친구인 안종호의 경우는 좀 달랐습니다. 
자동차 매니아일 뿐만 아니라 레이스에 있어서도 꽤 실력파였거든요. 그는 각종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당시 최연소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버님 사업을 이어받아야 하는 장남의 위치와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레이스의 세계에서 멀어지게 되었죠. 
몇달 전 종호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들인 찬수가 카트를 타고 있는데 재능이 있는것 같으니 그쪽으로 밀어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찬수의 여름방학동안 2주를 미국에 보내서 카트 레이싱 스쿨을 비롯해 자동차에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으니 제가 프로그램을 짜 줄 수 있겠느냐고 하더군요. 
 일단은 카트 레이싱 스쿨부터 알아보았습니다. 
 LA 인근에는 카트 스쿨이 몇군데 있는데 내륙지역인 리버사이드에 있는 아담스 모터스포츠 파크에서는 개인레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LA에서 한시간가량 북쪽으로 올라간 벤츄라에는 짐 홀 카트 레이싱 스쿨(Jim Hall Kart Racing School)이 있습니다. 

짐 홀은 미국인 드라이버로 60년대 초 포뮬러원에서 활약했었고 채퍼랠이라는 레이스카 제작사를 공동설립하기도 했지요. 

현재는 그의 아들인 짐 홀 주니어가 카트 레이싱 스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단 아담스 모터스포츠 파크는 8월의 캘리포니아 날씨로 볼때 너무 더워서 체력적으로 힘들것 같더군요. 

 그리하여 해안도시인 벤츄라에 자리잡은 짐 홀 카트 레이싱 스쿨의 3일코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는 K1 스피드라고 하는 실내 전동 카트장, SEAT TIME이라고 하는 레이싱 시뮬레이터,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등을 방문하는 것을 부수적인 코스로 잡았습니다. 

겨울방학때는 라구나세카에 있는 마즈다 레이스웨이에서 열리는 스킵 바버 레이싱 스쿨을 수강하려고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그쪽도 방문하여 미리 한번 둘러보는 시간도 갖기로 했지요. 

그리하여 개략적인 프로그램을 짜게 되었고 찬수와 함께 그의 팀메이트인 박성현군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안찬수, 박성현 모두 고등학생이며 카트를 탄 지 반년이 조금 넘는 정도의 경력입니다. 

도착일에는 헌팅비치에 있는 리스 밀렌 레이싱을 방문했습니다. 



벨로스터 랠리카를 보여주고 있는 리스 밀렌

원래는 나중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헬멧 구입을 알아볼 겸 들렀다가 마침 리스 밀렌도 사무실에 있고 해서 팀 전체를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헌팅턴 비치에서 첫날을 지낸 다음날 벤츄라로 출발하여 짐 홀 카트 레이싱 스쿨 인근의 숙소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8시 반부터 수업이 시작되었죠. 

찬수와 성현이의 수업은 호머 버밀리온(Homer Vermillion)이라는 인스트럭터가 맡았습니다. 

첫날은 트레일 브레이킹과 시선에 대해 배웠습니다. 

이론 수업부터 시작한뒤 트랙에 올랐습니다. 


첫세션 주행

 

인스트럭터가 모는 카트의 뒤를 따르면서 라인을 익히고 있는 모습 

골프카트를 타고 코스를 돌면서 시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인스트럭터 


걸어서 코스를 답사하면서 어느 지점에서는 어디를 보고 있어야 하는지 이야기중인 인스트럭터 

 

현재 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짐 홀 주니어와 함께.. 




한국에서는 직선과 헤어핀이 조합된 코스가 대부분이어서 짧고 강한 브레이킹을 직선에서 마치고 코너에 진입하도록 배웠다고 하더군요. 

짐 홀 카트 레이싱 스쿨의 코스는 긴 고속코너와 S자 연속코너등이 복합되어 있어서 한국에서 찬수와 성현이가 타던 코스들과는 좀 성격이 달랐다고 합니다. 
아무튼 트레일 브레이킹과 라인타기, 가속포인트 등을 배우면서 가장 중요한 시선에 대한 부분이 강조되었습니다. 
최대한 멀리 본다는 것이 포인트지요.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 벌써 클리핑포인트를, 코너에 들어가서는 출구를 보면서 주행하는 것만으로도 적절한 주행라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말로는 쉬워도 실제 달릴때는 그걸 실행하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둘째날에는 첫날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라인과 브레이킹 포인트, 트레일브레이킹의 강도, 가속지점 등에 대해 연습을 하고 추월이나 방어를 위한 라인, 그리고 롤링 스타트 등을 연습했습니다. 

그리고는 안찬수, 박성현, 짐 홀 스쿨의 인스트럭터 두명이 출전하는 미니레이스로 일정을 마쳤습니다. 



3일차는 125cc TAG를 타면서 좀 더 빠른 카트에 적응하는 과정이었습니다. 

1,2일차는 100cc 스프린터 카트를 탔었죠. TAG는 Touch And Go의 약자로 스타터가 달린 카트죠. 





배기량이 큰 만큼 출력도 높아서 속도가 더 나오기 때문에 진동도 크고 코너에서 황력도 더 받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컸다고 하더군요. 
역시 일정의 마지막은 레이스였는데요, TAG가 아닌 스프린터로 박성현, 안찬수, 미국에서 카트 선수로 뛰면서 스쿨에 등록한 아드리안 왕이라는 수강생, 그리고 인스트럭터인 호머 버밀리온씨가 출전했습니다. 



한국의 카트 경기에서는 강한 블로킹과 접촉이 수반되는 몸싸움도 종종 발생한다고 들었는데 짐 홀 카트 레이싱 스쿨에서는 정당하고 깔끔한 추월을 강조했습니다. 

물론 실습차의 유지관리라는 측면도 있겠지만 팀에서 드라이버를 찾을때나 스폰서가 볼 때에도 다른 선수를 위협하는 운전을 하거나 그리 정당하지 못한 경기운영을 하는 드라이버들을 선호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레이서라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공격적이 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그것도 페어플레이를 바탕으로 할 때라는 것이 포인트였습니다. 



3일간의 수업을 마치고...

 



수료증입니다.

인스트럭터인 호머 버밀리온씨는 두 학생이 3일동안 타면서 낸 베스트 랩타임이 자신이 지금까지 이곳에 있으면서 기록한 베스트 랩타임에 상당히 근접한 기록이라면서 놀라워했습니다. 

자신은 이곳에서 꽤 오래 탔을 뿐만 아니라 베스트랩을 냈을때의 조건이 상당히 좋았었다고 하더군요.


다음 이야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