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준우 선수의 2010 포뮬러 드리프트 출전차

살아가면서 참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게 됩니다.  만나는 사람들 중에 좋은 인연도 있고 정말 만나지 않았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악연도 있지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돌아보면 그래도 악연보다는 좋은 인연들이 훨씬 많더군요.

작년에 알게 된 맹준우 선수도 그 중 하나입니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가 첫 출전한 2009 포뮬러 드리프트 제 1전을 취재하러 갔다가 개인출전자인 맹준우 선수를 알게

되었고 조지아주 아틀란타에서 열린 2전을 동행취재하면서 친해졌습니다.



뉴저지에서 열린 3전은 제가 잠시 귀국한 동안이 열렸기 때문에 못가보았으나 그 외의 경기는 지난 시즌동안 내내

맹선수와 동행했습니다.  맹선수의 픽업트럭에 타고 함께 돌아다닌 주행거리만 해도 수천마일 되었죠.

맹준우 선수는 올해로 프로 4년차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프로 첫해에는 경험이 부족하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2년차에는 모 팀에 영입이 되었습니다만  경력이 있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급여를 받는 드라이버는 아니었고 차를 제공해주며 자비를 들이지 않고도 레이스에 뛸 수 있는 정도의

 

조건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때에는 첫해보다 성적이 더 떨어졌었습니다. 

 

차의 세팅이 맹선수의 운전 스타일과 맞지 않았는데 팀에서는 차에는 문제가 없고 드라이버가 운전을 못해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던 모양이더군요.   맹선수 스스로도 2년차 후반에 가서는 ‘내가 정말 운전실력이 나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감까지 떨어지게 되었었다고 합니다.  차와의 궁합이 맞지 않는 것은 성적에 큰 영향을

 

주어 오히려 프로 데뷔 첫해보다 종합성적이 하락한 채로 2년차를 마감했습니다.

 

 

그리하여 작년에는 다시 자기 차를 가지고 자비를 들여 출전하는 프라이비터로 재도전하게 되었죠.

 

타이틀 스폰서라 해도 현물 지원이 전부였던 상황이어서(이것만 해도 정말 큰 도움이 된 것은 물론입니다) 일해서 번 돈을

 

모두 드리프트에 투자했고 Kevin Wells씨와 Sergio Ramirez씨의 도움으로 머신의 상태를 좋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타고낸 재능과 근성 , 그리고 많은 노력으로 아틀란타에서는 4위에까지 오르기도 하여 2008년에 조금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드라이버로서의 존재감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30위권 밖이었던 것에 비해 지난해에는 1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으니까요.  (사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인한 예선탈락만 없었다면 10위권 진입도 충분히 가능했었습니다.)

모든 레이스 시리즈는 오프 시즌에도 사실상 꽤 바쁘게 돌아갑니다.  트랙에서 달리는 레이스만 없다는 것뿐이지 새로

 

바뀌는 규정을 비롯해 기존 스폰서와의 재계약이나 새로운 스폰서 확보 등으로 주최측과 드라이버, 팀 관계자들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이지요.  맹선수도 다음 시즌 스폰서를 찾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개인출전자들은 이런 모든 부분까지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팀 소속 드라이버들보다 더 바쁠 수밖에 없지요. 

 

몇가지 포토샵 작업을 도와주기도 하며 어떻게 되어가는지 계속 신경쓰고 있었는데 얼마 전 문자메세지로

 

Bergenholtz Racing의 드라이버로 영입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오더군요.

 

Bergenholtz Racing은 드래그 레이스로 자리를 굳힌 뒤 드리프트로 전향한 팀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JTP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Justin Pawlak이 이 팀의 드라이버였지요.  JTP는 지난 시즌을 9위로 마무리했습니다.

 

 

맹준우 선수가 이번 시즌에 타게 될 차는 마즈다 RX-8입니다. 

 

지난 금요일 롱비치에서 맹준우 선수와 Bergenholtz Racing의 RX-8이 처음으로 일반공개 되었습니다. 

 

경주차 자체는 지난 시즌에 투입된 차체 그대로입니다만 컬러가 바뀌었고 타이틀 스폰서가 변경됨으로 인해 마킹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아무튼 이번 시즌 맹선수가 새 경주차와 함께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이번 시즌 포뮬러 드리프트 1전은 4월 9일과 10일 롱비치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