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딩이의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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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만화 - 좋은 차는 어떤 차일까?

풍딩이 2009. 6. 19. 16:43
6월 17일자로 나간 만화입니다.



몇가지 일이 있어서 블로그에 업데이트하는게 늦어졌네요.

업무상 지금까지 다양한 자동차를 운전해 보는 경험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자주 받는 질문중 하나가 지금까지 타본 차중에 어떤 차가 제일 좋았느냐는 것입니다. 

사실 답이 없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지요
. 

사람마다 좋은 차의 기준이라는 것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 가격대비 가치가 우수한 차를

좋은 차라고 볼 수도 있고
, 비싼 가격에 화려한 고성능차라야 좋다고 할 수도 있고,

극한의 성능을 추구하면서 주행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모든 장비를 배제한 하드코어를

좋은 차라고 볼 수도 있을겁니다
.   이런 단편적인 것뿐만 아니라 같은 사람이 보더라도

자동차를 어떤 용도로 쓸 것이냐에 따라 기준이 또 바뀌게 됩니다
.

 


제 경우는 시승차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차로는 다지 바이퍼
ACR과 허머 H-1 알파를 꼽을 수

있겠지만 이들을 좋은 차라고 단정지어 이야기하지는 못합니다
. 



다지 바이퍼
ACR의 경우는 폭발적인 파워뿐만 아니라 ABS를 빼고는 다른 전자장비가 없는데서

오는 하드코어적인 주행감성
, 그리고 메이커에서 만든 키트카 같은 특이한 성격으로 인해

인상적이었습니다
. 




허머
H-1 알파도 인상적이기는 마찬가지였죠.  민수용 H-1의 최종버전이었던 알파는 14만 달러의

가격표가 붙은 차였습니다
.  큰 차체에 비해 상당히 협소한 좌석, 넓은 차폭과 제한적인 시야로

인한 운전의 불편함
, 중고 시내버스와 비슷한 승차감과 소음 등을 놓고 보면 별로 좋은 점이 없는

차입니다
.  H-1이 드림카라고 하는 주변 지인들에게 동승기회를 제공했을 때 대부분이 자신이 꿈꾸던

것과 너무 다른 차라는 데서 오는 괴리감에 실망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

H-1
이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어지간한 4륜구동 SUV나 픽업을 사서 튜닝을

한다면 그보다 낮은 가격으로 험로주파력이 더 높은 차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 

하지만 단순히 성능뿐만이 아니라 군용차의 민수용 버전이라는 데서 오는 존재감과 함께 한가지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틸리티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 등이 이 차의 매력이겠죠
.   

위 두 차들은 기억에 남을 만큼 매력 있기는 해도 남들에게 좋은 차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  둘 다 한쪽으로 치우친 모난 성격을 가진 차들이므로 보통의 자동차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죠
. 전반적인 성능의 조화와 완성도에서 다지 바이퍼보다는

시보레 콜벳이 월등합니다
.   허머 H-1보다 승차감이나 고급성이 앞서고 오프로드 성능도 뒤지지

않는
SUV들도 꽤 있습니다.  따라서 바이퍼나 H-1을 좋다거나 나쁘다는 기준으로 이야기할 수 없죠.


 

시승차 말고 제가 지금껏 소유했던 차들은 제 기준으로 볼 때는 좋은 차였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정말 안좋은 차였습니다
.  지금까지 넉대의 공냉식 VW 비틀을 소유해왔는데 작고 힘도 없고

편의장비도 전무한 차라서 귀여운 외모를 제외하면 보통 사람들이 좋아하기는 어려운 차종입니다
.

남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점이라면 쉽게 자가정비를 할 수 있는 간단한 구조, 파워 스티어링이나

브레이크 부스터가 없는데서 오는 직접적인 운전감각
, 요즘 기준으로 뛰어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연비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  참고로 구형 비틀은 연료를 적게 먹는 차라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이는 유류파동 이전에 나온 차들을 기준으로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 

연비와 환경이 주요 이슈가 된
70년대 중반 이후 출시된 경제형 차들에 비하면 연비가 떨어집니다.  

주관적인 추가사유를 들자면 괜히 이차가 좋다는 이유없는 이유가 첫번째이고 여러대를 타보아서

이제는 익숙하다는 것
, 그리고 컬트적인 면이 있어서 좀 써금써금한 상태로 돌아다녀도 어색하지

않다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에어컨도 없고 실내폭도 좁고 동력성능도 보잘 것 없기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이 요즘의 자동차에 기대하는 것에는 못미치는 차임에는 분명합니다
. 

당연히 저희 부모님도 공냉식 비틀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십니다
.

 


95
년식 랭글러도 마찬가지였죠.    제 입장에서는 컴팩트하고 기능적인 차체에 든든한 4륜구동 시스템,

지붕을 열 수 있는 소프트탑이 주는 매력에 젖어있었지만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차체도 껑충하게 높은게

문도 두짝이라 뒷자리에라도 타시려면 불편했고 승차감도 이리저리 튀는데다 펄럭이는 소프트탑이

내는 소음 때문에 아주 불편해 하셨습니다
.



73
년식 알파로메오 GTV도 제게는 보석 같은 차였지만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비틀보다도 작은게 소음은

더 크고 덜그럭거리는 것도 심한 이상한 물건일 뿐이었습니다
.


어느 정도 부모님의 기준에 부합한 차는
86년식 재규어 XJ6였는데 크기에 비해 좁은 실내와 트렁크,

잦은 잔고장과 비싼 부품가격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

 

아무튼 제게는 좋은 차였어도 부모님이 보시기에는 도대체 쟤는 왜 저런 차를 좋아할까?’라고 생각하셨듯이

취향과 목적에 따라 좋은 차의 기준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싸고 각종 장비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으며 성능도 우수한 차를 좋은 차라고

이야기하겠죠
?   비싸고 고급스러워야 대접받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더욱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차라고 해도 법규위반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운전실력과 매너가 부족한 사람이

운전한다면 폐차장으로 향하는 고물차보다도 못한 차일 수 있습니다
.

고급 하드웨어와 저급한 소프트웨어의 결합은 하드웨어의 가치까지 떨어뜨리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