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딩이의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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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4 Diary

16인치 휠 장착과 부가작업

풍딩이 2011. 6. 30. 06:11

지난번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던 대로 5mm 스페이서를 주문했습니다.

하루만에 도착하더군요.

박스는 이렇게 생겼고


내용물은 이렇습니다. 




16인치(좌)와 15인치(우)의 장착전 비교






장착후 비교사진입니다.  좌측이 15인치, 우측이 16인치입니다.

림폭이 1인치 넓어졌기 때문에  원래에 비해 휠이 바깥쪽으로 반인치 돌출된데다 5mm 스페이서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휠아치와의 간격이 줄어들었습니다.  저는 가급적이면 휠의 옵셋을 바꾸거나 스페이서를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바퀴가 원래에 비해 바깥으로 조금 나오면 보기에는 좋지만 스크럽 반경 (Scrub Radius)이 바뀌면서 다른 부작용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스크럽 반경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퍼온 그림이라 좀 작습니다.

위 볼조인트(맥퍼슨 스트럿의 경우라면 스트럿 마운트의 베어링이 되겠죠) 와 아래쪽 볼조인트를 연결하는 선을

옆에서 보았을때 경사각을 캐스터(Caster)라 하고 앞애서 보았을때의 경사각을 SAI (Steering Axis Inclination)

라고 합니다.   스크럽 반경은 SAI를 연장한 선이 지면과 만나는 곳부터 타이어 중심선까지의 거리를 이야기합니다.

위 그림중 제일 왼쪽처럼 조향이 이루어지는 축이 지면과 만나는 지점보다 타이어 중심선이 바깥쪽이면

Positive이고 가운데 그림처럼 그 반대의 경우는 Negative입니다. 

맨 오른쪽 그림처럼 SAI의 연장선이 타이어 중심축과 만나는 경우는 제로  스크럽이 되겠죠. 

파지티브 스크럽 반경인 경우 노면 피드백이 좋으나 불안정한 노면에서 킥백이 커지고 좋지 않은 노면에서 제동시
 
불안정해지기 쉽습니다.  네거티브 스크럽 반경은 좌우 타이어가 받는 구름저항이 다른 경우이거나 브레이크가 한쪽만

듣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입니다. 제로 피드백은 주차시 스티어링이 무겁게 느껴지고 피드백도 적습니다.







좀 더 자세한 그림



좌우바퀴간의 거리인 윤거가 넓어지면 기본적으로 좌우 하중이동에 따른 전체 접지력 변화가 적어집니다.

다른 조건들이 같다고 하면 코너링 한계치가 올라간다는 얘기가 되겠죠.

전륜구동차와 후륜구동차의 앞뒤 윤거를 비교해보면 대체로 구동축의 윤거가 더 넓은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요즘 전륜구동 차들중에는 후륜의 윤거가 조금 더 넓은 경우도 종종 볼 수 있고

간혹 고성능 후륜구동 차들중에 뒤쪽 윤거가 더 좁은 차들도 있습니다.   서스펜션은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성능을 내기 때문에 어느 한두가지 요소로 전체적인 특성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죠.

얘기가 잠깐 곁길로 샜는데 옵셋이 줄어든 휠을 장착하거나 스페이서를 쓸 경우 보기에는 더 스포티해지고

코너링 한계치도 올라가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차이가 날 만큼은 아닙니다.

스크럽 반경이 네거티브로 설정된 차에 옵셋이 작은 휠이나 스페이서를 장착할 경우 제로 스크럽이나 파지티브

스크럽 반경으로 바뀌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좋게 보아서 스포티해지는 거고 사실상은 불안정해집니다.

제일 먼저 느낄 수 있는 현상을 이야기하자면 스크럽 반경이 바뀜으로 인해 고르지 못한 길에서 노면을 타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이미 그런 현상이 약간 있는 차였다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집니다.  스크럽 반경을 임의로 바꾸게 되면

스티어링휠의 무게감도 달라지고 타이어 마모성향도 바뀝니다.  코너링 도중에 어느 조향각을 넘어서서부터는 스티어링

피드백이 줄어들기도 하죠.  아무튼 레이싱처럼 특별한 환경이 아니라 일반 주행을 전제로 한다면 차량 개발시 많은

엔지니어들이 고심해서 설정한 서스펜션 세팅이 최적입니다. 



E34의 경우 80~100Km/h 정도의 속도에서 Shimmy라고 불리는 핸들 떨림 중상이 고질병의 하나로 알려져 있던데

제 차도 미약하나마 그런 성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륜 서스펜션의 부싱이 약해진 것이

가장 일반적인 경우라고 합니다.  실제로 차를 떠서 확인해보니 운전석쪽 컨트롤암중 쓰러스트암(Thrust Arm)이라고

하는 부품의 부싱이 좀 안좋은 상태더군요.   일반적으로 부싱은 별도의 품번을 가진 부품으로 나오지 않고 컨트롤암에

포함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BMW의 경우 부싱만 따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컨트롤암 부싱만 따로 구해서 교환을 하려 했는데 친구네 정비소에 딱 맞는 프레스 다이가 없었던데다

볼조인트 부트도 찢어진 상태였기에 차라리 추후 컨트롤암째 교체하기로 해둔  터였습니다. 

그런데 16인치 휠에 옵셋까지 바뀌고 나니 예전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던 Shimmy 현상이 상당히 심해지더군요.  

휠에다 타이어에다가 스페이서까지 지르느라 예산 초과한 상태여서 컨트롤암은 두어달쯤 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BMW를 타다 보니 생각보다 부싱을 비롯한 고무부품의 수명이 그닥 길지 않은듯 하더군요. 

매년 갈아야 하는 부싱이나 마운트류도 많다고 하는 얘기까지 들었는데 진짜 그런것 같습니다.   

E34 스러스트암 부싱의 경우 E32 750의 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데 좀 더 단단하기 때문에 스티어링 반응이

샤프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쪽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좀 더 알아보니 M5 부싱이 더 낫다고 하는 의견이 많더군요.

이리저리 확인해보다가 결국은 폴리우레탄 부싱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파워플렉스라고 하는 영국 회사에서 출시한

폴리우레탄 부싱의 경우 프레스를 쓰지 않고도 장착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좌우 스러스트암과 폴리우레탄 부싱을 주문했습니다.

 

 

박스 개봉샷


             부싱은 이렇게 따로 들어있습니다.




쓰러스트암과 폴리우레탄 부싱


쓰러스트 암은 사진에서 연한 푸른색으로 표시한 부품입니다. 




그리고 원래의 부싱은 이렇게 생겼죠.



지난주 토요일에 친구네 정비소에 차를 가지고 가서 직접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원래의 컨트롤암을 탈거하는데 볼조인트가 너클에서 빠지지를 않습니다.  누군지 예전에 서스펜션 작업을 한 사람이

모든 볼트와 너트를 지나치게 조였나보더군요.   스태빌라이저 부싱을 고정하는 브라켓의 볼트는 이미 나사산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보통은 볼조인트의 너트를 풀고 너클 부분을 망치로 때리면 빠지는데 이건 뭐 너클도 때리고

볼트부분을 직접 타격해도 전혀 빠지지를 않습니다.  너클의 형상과 브레이크 백플레이트의 위치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사용하는 Puller같은 공구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로터를 빼고 백플레이트를 탈거하면 풀러를 쓸 수 있겠거니 해서 로터를

떼어내고 보니 백플레이트를 뜯으려면 허브를 너클에서 분리해야 하더군요. 

이래저래 BMW가 미캐닉 프렌들리한 차는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몸소 체험하는 기회였습니다.

친구네 정비소에서 직접 작업을 했는데 원래 길어도 두시간이면 충분하겠거니 생각했던 작업이 볼조인트를 너클에서

분리해내지 못하느라 4시간이 지나도록 리프트를 점거하고 말았습니다.

결국은 프로페셔널의 손에 맡기기로 하고 그날은 차 놔두고 다른 친구들 차편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볼조인트를 직접 타격하느라 나사산이 망가져 너트를 다시 체결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차를 두고 올 수밖에 없었죠.

덕분에 이틀정도 자전거로 출퇴근...

이틀 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야, 이거 진동 여전하다.  프로펠러 샤프트 센터 베어링 나갔던데?" 라고 하더군요.

차를 받고 주행을 해보니 문제가 되었던 Shimmy 현상은 잡혔습니다만 예전보다 조금 높은 속도영역에서 약간의

진동이 있기는 했습니다.    친구는 Shimmy 현상이 심각할 때 시운전을 해보지 않아서 컨트롤암 교체가 진동감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없는 입장이었죠.   우선 45~65mph에서 때로는 그냥저냥, 때로는 털기춤을 추듯 흔들리던

스티어링휠은 이제 60~70mph에서 아주 살짝 떠는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컨트롤암을 바꾸었으니 당연히 봐야 하는 얼라인먼트는 아직 못했습니다만 눈대중으로 보니 조금 토아웃이더군요.

얼라인먼트 잡고 센터베어링을 교체하고 나면 진동이 사라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