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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딩이의 자동차 이야기
현대 벨로스터 랠리크로스카의 첫 출전... 본문
Photo by A.J. Grasso / Rhys Millen Racing
Photo by A.J. Grasso / Rhys Millen Racing
Photo by A.J. Grasso / Rhys Millen Racing
Photo by A.J. Grasso / Rhys Millen Racing
Photo by A.J. Grasso / Rhys Millen Racing
Photo by A.J. Grasso / Rhys Millen Racing
Photo by A.J. Grasso / Rhys Millen Racing
Photo by A.J. Grasso / Rhys Millen Racing
Photo by A.J. Grasso / Rhys Millen Racing
지난 3월 25~26일 어윈데일의 도요타 스피드웨이에서 글로벌 랠리 챔피언쉽 제1전이 열렸습니다.
미국 내에서의 랠리크로스 주최권을 놓고 분쟁이 좀 있었기 때문에 경기가 열리기 얼마 전까지 실무적인 진행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에 따라 홍보도 부족했기 때문에 실제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만 경기 자체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스바루는 대회를 스폰서하면서 팩토리팀으로 데이브 미라를
드라이버로 하여 출전을 했고 현대는 리스 밀렌 레이싱(Rhys Millen Racing)과, 포드는 올스벅스MSE
(OLSBERGS MSE)를 파트너로 하여 글로벌 랠리크로스 챔피언쉽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은 드라이버로 팀 오너인 리스 밀렌과 함께 영국 랠리 챔피언에 5회나 오른 마커스 도드가 벨로스터의
스티어링을 잡고 있으며 포드는 WRC 챔피언 2회의 기록을 가진 마커스 그론홀름, 미국판 탑기어의
공동진행자이자 다양한 레이스에서 챔피언에 오른 태너 파우스트, 스웨덴의 떠오르는 신예 폰투스 타이드맨드를
기용하고 있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인지 경기장에서 팀의 존재감은 저희가 제일 두드러진다고 느껴지더군요.
우선 트레일러의 크기도 크기였지만 한쪽은 관중들을 위한 디스플레이로, 반대쪽은 경주차 정비피트로
사용하면서 출전팀중 가장 잘 정리된 세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팀의 트레일러와 RV입니다.
벨로스터와 미드엔진 젠쿱인 RM460을 전시했고 텐트 바로 바깥쪽으로는 지난해 SEMA 출품차였던 에쿠스를 전시했습니다.
사진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뒤쪽으로 RM460이 보입니다.
반대편은 이렇게 정비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습니다.
마커스 도드의 2호차 벨로스터
마커스 그론홀름의 베스트 바이 포드 피에스타
그리고보니 리스 밀렌과 함께 찍은 사진이 없네요. 원하면 언제든 같이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이 주는 게으름과 나태함
때문인가봅니다.
태너 파우스트의 롹스타 포드 피에스타
주요 자동차 제조사중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에 가장 인색했던 현대가 경기장에서 이런 존재감을 내고 있다는
것이 참 인상적이더군요. 물론 여기에는 반론을 제시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르망이나 F1같은 곳에는 투자하지
않으면서 돈 적게 드는 드리프트와 랠리크로스에, 그것도 현대 직속부서가 아니라 리스 밀렌 팀을 통해서 출전하는
것이 뭐 그리 대수인가 하는 시각도 있을수 있겠죠.
물론 현대가 여러가지 면에서 도덕성이 높은 기업이라기보다는 장사치의 이미지를 심어놓은 부분이 있고 전략과
고객응대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으며 그간 자신들이 만들어 파는 제품이 겨루는 스포츠에는 관심이 없으면서도
축구나 다른 종목에는 많은 투자를 하는 등의 행동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딜러에서의 A/S나 중고차 가격 등의 문제는 접어두고 모터스포츠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선 지금 현대가 취하고
있는 방향 자체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인사이더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므로 적당히 걸러서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현대가 좀 더 다양한 모터스포츠에 출전하고
시판차에도 그런 도전정신이 적용되는 그런 때가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그간 현대자동차는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별로 없었고 있었다 하더라도 단기적이었거나 개인참가자에게 약간의 지원을 하는 정도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회사 수뇌부에서 모터스포츠에 대한 이해를 하기에는 많이 부족할겁니다. 게다가 모터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빠른 시간내에 그 효과를 수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윗선에서의 이해가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더군다나 요즘의 모터스포츠는 예전보다 양산차와 경주차의 차이가 더 커졌기 때문에
‘그 종목이 우리 제품이랑 무슨 상관인데?’라고 경영진에서 얘기하면 그걸 설명하고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을겁니다.
양산차에 안전장비만 추가하고 개조를 최소화시킨 레이스는 시판차의 성능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속도도 그닥
빠르지 않고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메이커 입장에서 매력이 없고 언론의 노출이 많은 레이스는 저가형
양산차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회사 라인업과 비교할 때 실제 연결고리와 홍보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들겠죠.
현대와 같은 기업문화에서는 지금같은 방식의 모터스포츠 출전만 해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현대가 MSD와 함께 WRC 출전했던 때의 이야기를 당시 MSD에서 일했던 분들을 통해 들어보면 팀에서
필요한 부분이 현대까지 전달되어 승인을 받고 대금이 결재될 때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투자나 설계변경이 빨리빨리 이루어져야 하는 모터스포츠의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았었다고 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MSD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할 수 있던 부분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고 현대측에서는
생각보다 지출은 늘어나는데 성적은 기대에 못미치고 하다보니 오해도 생기고 갈등이 커져서 결국은 WRC
역사에서 시즌 중간에 철수하는 첫 매뉴팩쳐러가 되어버렸지요. 이런 전력이 있는 현대자동차의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리스 밀렌 레이싱과 함께 일부 종목에만 출전하는 것이 여러가지 면에서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 통해 모터스포츠에 대한 이해도 좀 높아지고 효과도 경험한 뒤 이를 바탕으로 좀 더 높은 단계의
모터스포츠로 진출하는 방법도 좋겠죠. 제가 리스 밀렌에게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현대자동차측에 모터스포츠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때로는 성적 뿐만이 아니라 도전하는 동안에 생기는 에피소드나
여러가지 면에서도 제품 이외의 컨텐츠라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모터스포츠니까요.
아무튼 이번 랠리크로스의 AWD 클래스에서는 베스트 바이 포드를 몬 마커스 그론홀름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위는 롹스타 포드의 태너 파우스트였고 3위는 STi를 몬 프라이비티어인 스테판 버디에였습니다.
리스 밀렌은 종합성적 5위, 마커스 도드는 종합성적 6위를 기록했습니다.
리스 밀렌은 준결승전에서 1위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했으나 결승전에서는 초반에 유리한 위치로 파고들지
못했던데다 스핀을 하여 마지막으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하고 말았습니다.
결승전 영상
금요일에 있었던 지미 키니의 사고
2WD 클래스 결승전에서의 충돌사고..
벨로스터 랠리카 데뷔전인 만큼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고 타이어 사용전략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기대했던 것보다는 성적이 조금 저조했습니다만 올시즌 남은 경기와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만 합니다.
경기가 끝난 후 팀 브리핑에서 리스 밀렌은 “I think I found the new home”이러고 이야기했을 만큼 랠리크로스를
차기 주력종목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드리프터와 스턴트 드라이버로 유명하지만 사실상 랠리스트
출신이니까요. 다음번 경기는 4월 15,16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열립니다. 랠리크로스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운
종목이라 홍보와 운영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미국에서도 꽤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래는 보너스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