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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레이스와 모터스포츠

풍딩이 2008. 8. 22. 08:30

아래 링크는 한달쯤 전 MBC에서 방송한 뉴스입니다.

http://news.naver.com/tv/read.php?mode=LSS2D&office_id=214&article_id=0000076572&section_id=115&section_id2=291


문제가 된 레이스는 엄연히 불법이고 당연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이 그냥 보이는 현상을 이야기하고 강력한 단속을 촉구하는 것으로 쉽게

넘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죠.  기사에 나온대로 이런 레이스의 동호인들은 점차

늘고 있습니다.  단순히 밤에 할 일 없는 범법자들이 늘어나는 것일까요? 

자동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자동차를 이용한 다양한 레저활동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는 것도

당연합니다만 이번 MBC 보도에서는 그런 이면의 이야기를 살펴보고자 하는 노력의 흔적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호인들이라면 누구나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신뢰도를 흐리게 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출발후 4~5초만에 시속 140km를 넘어선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화면속의

튜닝카들로는 사실 가능할 듯 하지 않습니다.  고성능 차를 소유하셨거나 튜닝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4~5초만에 시속 100km만 끊어도 정말 빠른 것이니까요.  

그리고 동탄 드래그 이야기를 하다가 인천공항이나 고속도로에서나 나올만한 시속 250km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도 뜬금없습니다.  그냥 들으면 동탄에서 400m 구간 내에서 250km/h를

뽑는다는 것으로 들릴테고 기자도 의도적으로 이슈를 만들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터뷰 내용에서도 의구심이 드는 곳이 있습니다.  2천cc에 터보를 달면

자연흡기로 4천 cc가 넘어간다고 말씀하신 튜닝회사 직원은 정말 업계에 계신 분일까요?  

그냥 기자 지인이나 친구에게 그럴듯하게 마이크 앞에서 이야기 해달라고 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2천cc에 터보를 달아 4천cc 이상급의 출력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 드래그 터보튠도 그렇게 내구성을 희생하여 출력만을 추구하는 경우는 저런

업계에서도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YTN에서도 현대자동차 협찬으로 이루어지던 안전운전을 위한 드라이빙 스쿨을 취재한

뒤 '자동차회사가 폭주족을 양성하는 불법 운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방송한 적이 있습니다.

사안에 대해 중립적인 자세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미리 안좋은 결론들 내려놓고 거기에 맞게

편집을 한 거죠.  저야 현장에 있지 않았습니다만 취재 당시 드라이빙 스쿨에 계셨던 분들이

자동차 동호회 게시판에 올린 이야기들을 토대로 볼때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취재 당시에는 안전운전 학교의 취지에 공감하고 이해한다는 식으로 인스트럭터와 수강생들

인터뷰를 진행한 뒤 자기들이 의도한 내용으로만 편집을 하면 인터뷰 당사자들 또라이 만드는

건 아주 쉬운 일입니다.  저도 영상편집을 종종 합니다면 편집이 부릴 수 있는 마술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러한 왜곡이 이슈를 만들고 부풀리기에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해당 보도, 

더 나아가서는 언론매체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게 돤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럴 일도 없겠지만 방송에서 어떠한 사안으로 저를 인터뷰 하겠다고 하면 저는 제 캠코더로

그 인터뷰 장면을 촬영해둘 생각입니다. 그래야 그쪽에서 의도한 대로 왜곡을 해도 제가

'실제 인터뷰는 이렇게 진행이 되었고 나는 이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를 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사안에 대한 왜곡은 방송의 전유물만은 아닙니다.  신문도, 잡지도, 인터넷 매체도 다

마찬가지죠.  제 만화가 조선일보에 실리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하여 제가 해당매체의 논지에

찬성하고 동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굳이 제 성향을 이분법으로 나누자면 보수쪽에 가깝기는

하겠지만 조선일보의 일부 기사를 보면서 이건 아닌데 싶은 경우도 많죠. 

앞서 말한 MBC나 YTN의 보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방송국들이라고 늘 왜곡과 편파보도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무튼 제가 조선일보에 만화를 싣게 된 것은 조선일보 자동차 담당기자인 최원석 기자님이

제 만화를 알아봐 주신 것 때문입니다.  제일 먼저 요청이 들어온 곳이었고 또 저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죠.  처음에도 힘들었고 지금도 쉽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지난

12월부터 지금까지 매달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번 만화는 불법레이스나 폭주족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모터스포츠가 가지는 의미를

한번 생각해보고자 그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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