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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딩이의 자동차 이야기
포뮬러 드리프트 제6전 - 인피니온 레이스웨이 본문
지난 주말에는 소노마의 인피니온 레이스웨이에서 열린 포뮬러 드리프트 6전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6전은 인디카 레이스 일정과 맞물려 열리는 이벤트로 평상시에는 금요일, 토요일 이틀에 거쳐
열리던 것과는 달리 목, 금, 토 3일에 거쳐 진행되었습니다.
시즌 종반의 6라운드에서 맹준우선수는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종합순위 20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저야 맹선수를 응원하는 입장이니 객관적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예선을 통과하지 못할 만큼 낮은 점수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드리프트의 점수 판정은 3명의 심판이 내리게 됩니다.
3명이 앵글, 라인, 스피드의 판정을 맡게 되지요. 앵글 25점, 라인 25점, 스피드 20점이 만점입니다.
그리고 3명의 심판 모두 스타일에 대한 점수를 최대 10점씩 주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스타일 점수까지 최고로 받을 때 100점이 되는 것이죠. 반면에 스핀을 하거나 모든 코너를 드리프트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립이 될 경우 0점이 됩니다. 이번 예선에서는 심판 한 명이 늦게 오는 바람에 평소
심판을 보지 않던 사람이 스피드 심판을 맡게 되었는데 맹선수에게 1점을 주었습니다.
20점 중 1점을 받았으니 다른 점수가 괜찮았다 해도 종합점수에서는 평소보다 어이없을 만큼 낮은 점수를
받게 되었죠. 두번째 시도에서는 하프스핀으로 0점 처리되어 첫 시도에서의 점수만 가지고 예선판정을
받았는데 그 점수로는 32명에 들지 못해 결국 올 시즌 최초로 예선탈락이라는 결과를 받게 되었습니다.
주최측에서 지정한 최저 진입속도가 79마일이었는데 맹선수는 진입속도가 77마일이었다고 하여
스피드에서 1점으로 판정되었다고 합니다만 조금 석연치 않습니다.
거리와 주행경사를 볼 때 맹선수의 차가 시속 79마일은 넘는 속도로 드리프트에 진입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판정은 심판의 고유권한이니 이의를 제기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는 일이겠지만
정말 속상하더군요. 영상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맹선수의 첫 코너 진입라인에서 조금 일찍 인으로
들어가기는 했어도 예선에서 탈락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영상에서 맹선수 바로 뒤에 나온 새턴 스카이의 속도나 라인도 큰 차이가 없었고 제가 볼 때 맹선수의
주행보다 불안정했던 드라이버들도 예선을 통과했으니까요.
아무튼 맹선수도 많이 실망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날 저녁 숙소로 돌아와 다른 선수들의 주행을 촬영한 영상과 비교를 해보아도 사실 납득이 가지 않는
판정이었습니다만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일이었죠. 판정의 충격 때문이었는지 그날 밤은 살짝 악몽을
꾸기도 했습니다. 평소 숙소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는 것이 맹선수였는데 이번에는 진동으로 놓은
휴대폰 자명종이 몇 번을 울려도 일어나지 못하더군요. 평소 아침잠이 많던 제가 오히려 먼저 일어나는
이변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평상시보다 조금 넉넉하게 잡힌 일정 때문에 약간 여유가 있기에 굳이
깨우지 않고 몇 분이라도 휴식을 취하도록 내버려두었습니다. 그 동안 너무 몸을 혹사시켜 피곤한 것도
있는데다 예선탈락이 준 충격도 있을 테니 예전보다 아침에 몸이 빨리 깨어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금요일에는 이벤트 당첨자에게 동승주행을 시켜주느라 주행기회를 한 번 가진 것 이외에는 패독에서
하루종일 드리프트 팬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과 16강을 가리는 본선 1라운드를 관전했습니다.
맹선수의 예선탈락뿐만 아니라 이번 제 6전에서는 다양한 이변들이 있었습니다. 시즌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크리스 포스버그는 본선 1 라운드에서 캘빈 완과 붙게 되었습니다.
후행이던 캘빈 완이 앞서가던 크리스 포스버그의 차를 충돌했는데 그 사고로 인해 크리스의 차 오른쪽 앞
서스펜션이 망가졌습니다. 크리스 포스버그는 임기응변으로 손질한 뒤 다시 시합에 나섰습니다.
캘빈 완이 선행, 크리스 포스버그가 후행이 되고 판정이 모호해지자 One more time으로 붙어 결국
캘빈 완이 16강에 진출하는 것으로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사실 캘빈 완의 주행라인이나 속도로 보았을 때
실수로 충돌했는지 일부러 들이받았는지 좀 불분명해 보이는 점이 있었습니다.
평소실력만 가지고 1대1로 평가다면 누가 보아도 크리스 포스버그의 압승입니다. 크리스 포스버그는
항상 주행라인과 드리프트 앵글이 일정한 선수이고 캘빈 완은 전반적으로 매번 라인과 앵글이 다르고
스핀도 자주 하는 편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캘빈 완에게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앞차를
들이받아서 16강에 진출한 뒤 크리스 포스버그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대신 신나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니 좀 실망스럽더군요. 후행차가 선행차를 받아 손상을 입힌 것으로 인해 경쟁에서 유리해진다면
그냥 패하는 것보다 앞차를 받아서 기회를 만드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텐데 그렇다면 공정한
시합이 아니죠. 아무튼 이 문제로 인해 크리스 포스버그 측의 이의신청이 있었고 타당하다고 받아들여져
토요일에 캘빈 완과 재시합을 통해 16강 진출을 가리기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밤사이 크리스 포스버그의 크루들은 망가진 차를 고치느라 여념이 없었겠지요
본선 진출은 하지 못했으나 참가선수들 모두에게 토요일 정오무렵 인피니온 레이스웨이 풀코스를 3랩
주행하는 시범주행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드리프트는 어떤 레이스트랙에서든 관중들이 보기 좋은
위치의 코너 몇 개만으로 코스가 구성됩니다. 로드 애틀란타에서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풀코스를 달린다는 것만 가지고도 기뻐하더군요. 물론 그가 강한 승부욕도 가지고 있습니다만 운전과
드리프트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그런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는 것이겠지요.
옆에서 보면서 안타깝고 대견하고… 뭐 그런 감정들이 막 뒤섞이네요.
전날 있었던 크리스 포스버그와 캘빈 완의 재시합에서 캘빈 완은 또다시 크리스 포스버그의 차를
들이받았습니다. 크리스로서는 다행히, 캘빈으로서는 불행히 주행에 관련된 부분이 손상되지 않았고
크리스 포스버그가 후행일 때 좋은 점수를 받아 결국 캘빈 완이 아니라 크리스 포스버그가 16강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리스 밀란은 예선 4위로 본선에 진출한 뒤 8강전에서 테너 파우스트에게 패했습니다.
테너 파우스트는 나스카 엔진을 장착한 싸이언 tC를 몰고 있는데 사실 논란이 많은 차이기도 합니다.
가벼운 차체에 어마어마한 출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포뮬러 드리프트 차량규정을 만족시키고
있는지, 아니면 위반한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차입니다.
상당수 팀에서 테너 파우스트의 싸이언 tC에 대한 재검차를 하자는 것에 서명을 했으니까요.
아무튼 리스 밀란은 이번 6전에서 선전으로 인해 지난번보다 2계단 올라 시즌 포인트 19위가 되었습니다.
맹선수는 이번에 20위로 하락하면서 리스 밀란보다 바로 아래에 자리잡았습니다.
10월 16,17일에 Irwindale Speedway에서 있을 최종전에서 맹선수와 리스 밀란이 어떤 경기를 보여줄 지
기다려봐야겠네요. LA쪽에 계신 분들이라면 10월 16일과 17일 어윈데일 스피드웨이에 관전오셔서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LA의 한인방송국인 TVK 뉴스에 나간 맹선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