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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드리프트 출전 한국인 맹준우 선수 1주일 동행취재기 2부

풍딩이 2009. 5. 14. 09:14


목요일 새벽 2시 반쯤 알라배마를 떠났습니다.   중간에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미쳐돌아가는 바람에

트레일러까지 끌고 좁고 막다른 길로 들어가기 두 번을 포함해 좀 헤매다가 인터스테이트 20으로

들어섰습니다.    운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남이 운전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운전하는

것을 편하게 여기기 때문에 맹준우 선수에게 여러 번 운전 교대를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어도 번번히

괜찮다고 하다가 결국은 너무 피곤했는제 제게 스티어링을 넘겨주었습니다.  

 





조지아주의 프리웨이는 다소 삭막하고 드라이한 캘리포니아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구간과는 달리

녹음이 우거진 것이 참 분위기가 좋더군요. 



어느 정도 달린 후 아틀랜타에 들어서서는 출근길 교통체증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도심을 지나자 다시 교통이 한산해지고 제 속도를 내게 되었지요.  맥도널드에서 아침식사를 들고나와

다시 맹선수가 스티어링을 잡았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로드 아틀랜타가 나오더군요.  



사진과 게임에서만 보던 트랙이었고 전체를 다 본 것도 아니지만 상당히 멋있는 트랙이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꼭 달려보고 싶은 곳이죠.  패독에 지정된 자리를 찾아 트레일러에서 차를 내렸습니다.  

조금 전까지의 피곤하던 기색은 간데없이 표정이 밝아지며 빨리 트랙에서 달리고 싶아하는 맹선수의

모습에서 그가 드리프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프랙티스를 위해 트랙에 오른 맹준우 선수는 그간의 피로를 날려버리듯 멋지게 달리더군요. 

중간에 차의 셋업을 조금씩 바꾸기 위해 패독에 드나들기는 했지만 롱비치전 이후 한 달 동안

연습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없을 만큼 깔끔한 주행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른 선수들의 연습장면도 담아보았습니다.



D1 그랑프리에서 일본인 이외의 드라이버로는 처음 우승을 기록한 바 있는 반 기딘 주니어.



V8 엔진을 탑재한 우핸들의 새턴 스카이를 모는 대런 맥나마라.
 


아무래도 한국사람인 만큼 맹선수 다음의 관심사는 현대 제네시스 쿠페였습니다.  

1전에서는 시간부족으로 현대 VQ 엔진을 얹고 출전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던 적이 있지요.

이번에는 현대 람다 엔진을 달고 나왔습니다.  리스 밀란의 이야기로는 엔진 본체는

뜯어보지도 않은 순정상태 그대로라고 하더군요.  헤드도 내리지 않아서 가스켓은 물론

피스턴, 크랭크, 커넥팅 로드 모두 팩토리 사양 그대로라고 합니다.  

순정 하드웨어에 최대 부스트압 9파운드의 터보차저, 그리고 AEM ECU로 엔진 컨트롤을

하고 있으며 480마력의 최고출력과 570 lb-ft(78.7 kg-m)의 최고출력을 낸다고 하네요.






가변밸브를 성능우선으로 손보고 터보를 달아 출력을 보강했는데 최고출력보다는 토크를 높이는

쪽으로 손질했다더군요.   목요일 프랙티스에서 리스 밀란이 모는 젠쿱은 불안정한 모습으로 자꾸

스핀을 하더니 셋업을 바꾸기 위해 패독으로 들어가서 프랙티스가 끝나는 시간까지 트랙에

다시 나오지 않았습니다.  

레드불 캠프에 가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커스텀 제작한 로워 컨트롤암의 계산이 잘못되었는지

스티어링의 복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차를 날린 뒤 다시 잡히지가 않았다고 합니다. 

원래 젠쿱의 로워 컨트롤암은 하나가 아니라 두개의 I 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기 독립된 볼조인트로

너클에 연결됩니다만 목요일 셋업은 L자형 컨트롤암에 싱글 볼조인트를 썼다고 합니다. 

캐스터를 많이 주었는데도 스티어링의 복원력이 거의 없어서 자꾸 스핀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순정 컨트롤암을 개조한 방식으로 앞 서스펜션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목요일 연습때 사용된 로워 컨트롤 암

 

 

       셋업을 바꾼 프론트 서스펜션

 

 

연습세션이 끝나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맹선수의 친구가 트랙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 그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아틀랜타는 비행기 갈아타느라 공항에 내렸던 것을

제외하면 처음이었는데 한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지역이어서인지 다양한 한국 식당과 상점들이
 
있더군요.   캘리포니아에 비하면 습하고 모기도 있고 했지만 한국 날씨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편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녁에는 맹준우 선수의 여친이자 든든한 서포터인 에이미가 LA에서 날아왔습니다. 

에이미는 심판석 옆에 마련된 데크에서 스포터(Spotter; 관측자)로 심판과 관중의 반응, 외부 관점에서

본 맹선수와 다른 드리프터들의 주행라인과 활공각도 등을 무전으로 맹선수에게 알려주고 맹선수의

피드백을 노트에 받아 적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